그녀가 그를 처음 만났다고 생각했을 때 그는 부상을 입어 실려온 붕대 투성이 환자였다. 그러나 그녀가 그를 처음 본 것은 한 끄나풀씩 풀어지는 붕대 속에 감춰진 맑은 눈을 통해서였다. 그녀, 채희주는 의사고, 공상두는 조직의 보스였다.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다른 세계의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의 세계를 무너뜨리며 가까워진다. 그러나 역시 그는 평범할 수 없는 남자. 반대파에 채희주의 노출을 염려한 남자는 먼저 이별을 선언하고, 희주의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 채필수는 세상을 떠난다. 늘 희주 주변에서 지켜봐주던 동료의사인 이세연은 그녀에게 미국 동행을 권유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를 실감하고 다시 만난다. 하지만 두 사람 앞엔 길게 놓인 또 다른 이별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. 무너진 조직, 심복의...